[TV리포트=한수지 기자] 마약의 숨겨진 역사가 충격을 안겼다.
17일 방송된 tvN 예능 프로그램 ‘벌거벗은 세계사’ 208회에서는 마약의 숨겨진 역사를 파헤쳤다.
이날 경상국립대학교 약학대학 백승만 교수가 강연자로 나섰다. 백 교수는 서울대학교 제약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사우스웨스턴 메디컬센터 박사후 연구원을 지냈다. 또 여행 메이트로는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허규형과 한국마약중독예방교육연구소 김대규 소장이 함께 했다.
2023년 대한민국 마약류 사범이 약 2만7천 명으로 역대 최다를 기록하는 등 마약은 우리나라를 포함, 전 세계적으로 심각한 사회 문제가 됐다. 2025년 4월에는 우리나라 역대 최대 규모인 마약 2톤이 적발됐고, 지난해 마약 사범만 2.7만명이 적발됐다.
은지원은 “마약이 원래 구하기가 진짜 어렵지 않았냐, 어떻게 이 지경이 됐냐”라며 안타까워 했다.
백승만 교수는 “마약의 역사는 인류 문명과 함께 시작됐을 만큼 오래됐다. 과거에는 마약에 대한 인식이 지금과 달랐다. 인류의 구원이었던 마약이 어떻게 악마의 저주가 됐을까”라며 운을 뗐다.
아편의 도시로 불리는 튀르키예 아피온카라히사르에는 축구장 1500여개 규모의 양귀비 밭이 장관으로 펼쳐져 있었다.
이곳이 왜 아편의 도시냐는 질문에 백 교수는 “13세기 당시 압도적인 양의 아편을 생산하는 도시였다”라고 전했다. 아편은 주 원료는 양귀비였다. 양귀비의 씨방을 긁어 상처를 내 과즙을 모으고, 건조해 빻아 만들어진다고.
아편은 원래 진통제 역할을 했다. 백 교수는 “의약품이 발달하기 전에는 천연 진통제로 사용했다”라고 말했다. 아편은 통증완화, 불면증 해소, 소화불량, 근육 경련을 진정시키는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유럽에 아편을 확산시킨 건 십자군 전쟁이었다. 이후 아편을 이용한 의약품이 만들어졌고, 대중적인 의약품이 됐다. 은지원은 “치료가 되지는 않지 않냐”라고 물었고, 정신건강의학과 전문의 허규형은 “통증 조절이 된다면 그것도 약이라고 볼 수 있다”라고 답했다.
산업혁명 이후 유럽은 위생이 안 좋아졌고, 전염병이 들끓었다. 이때 아편이 치료제로 쓰였다고. 백 교수는 “독일의 약사이자 화학자 프리드리히 제르튀르너가 아편에서 강력한 진통 성분을 추출해 아편보다 10배 강력한 효과를 지닌 모르핀(마약성 진통제)을 만들었다”라고 설명했다.
남북 전쟁에서도 화약만큼 중요한 것이 모르핀이었다. 당시 전쟁에서 심한 부상을 입은 병사에게는 절단 수술이 행해졌고, 극심한 고통을 호소하는 병사에게 모르핀을 투여했다.
하지만 장기간 모르핀을 투여받은 병사들이 중독 증세를 보인 것. 허규형은 “모르핀에 중독되는 건 엔돌핀과 관계가 있다. 정신적, 신체적 고통을 받을 때 엔돌핀이 나와 고통을 줄요 준다. 하지만 모르핀이 투여되면 엔돌핀이 기능을 잃고 내성이 생긴다”라고 설명했다.
인류는 신의 축복이었던 마약을 점점 악용하게 됐고, 영국은 아편을 이용한 아편 전쟁을 일으켰다. 이 전쟁으로 중국은 아편에 중독되게 됐다. 특히 미국과 일본을 주축으로 한 태영양 전쟁에서는 마약을 본격적으로 사용했다. 그렇게 일본은 인류가 찾아낸 가장 강력한 각성제로 불리는 메스암페타민을 탄생시켰다. 또 일본은 가미카제 특공대(제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 폭탄이 실린 전투기를 몰고 적군의 전함 등에 충돌한 일본의 자폭 특공대)에 필로폰을 보급하며 전력을 증강시켰고, 전쟁 패배 이후 일본 사회는 필로폰에 중독되고 말았다.
한수지 기자 hsj@tvreport.co.kr / 사진= tvN ‘벌거벗은 세계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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